2021년 회고

2021년을 나 자신과 커리어에 대하여 회고해보았다.

2021년 회고
Photo by Soragrit Wongsa / Unsplash

공간

한 해 동안 꾸준히 집을 더 좋은 공간으로 만들어나갔다. 내가 있는 공간에 신경쓰는 것은 곧 나를 사랑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재택 근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들였다. 시력 보호와 업무 효율을 위해 32인치 모니터와 48인치 TV를 구매했다. 그리고 그에 맞는 크기의 책상과 책장도 구매했다. 48인치 TV로 일하는 것은 24인치 모니터를 4개 쓴다는 느낌이라 의외로 아주 만족스럽다. 특히 언리얼 BP 작업할 때 전체화면으로 보면 행복감이 느껴진다.

이어서 생활 환경도 개선하게 되었다. 가구 배치와 소품에도 관심을 가졌고, 낡아서 변색된 스위치 같은 소소한 부분들도 많이 수리했다. 야근이 일상화되면서 업무와 일상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문제가 있었는데, 이는 집 조명을 모두 주백색으로 교체하고 보조등을 여럿 사용하여 밤 시간에는 휴식 무드를 만드는 식으로 개선해보았다.

가족

엄마 생일을 맞아 2박 3일 제주도에 다녀왔다. 좋은 것을 보고, 맛있는 것을 먹고, 사진도 많이 찍고, 무엇보다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여행 내내 너무나 즐거워하셔서 왜 진작 다녀오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였다. 아빠와 함께하지 못한 것이 너무나 아쉬웠다. 코로나 시국이 끝나면 부모님을 함께 해외로 모시고 싶다.

작년에 할머니가 돌아가시며 부모님과 함께 있을 때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생각을 그대로 가지고 올해를 보냈으며, 내년에도 같은 마음으로 보내고자 한다.

만남

올해의 핫한, 그러나 반짝 서비스로 지나간 클럽하우스. 2월 설 연휴에 시작하여 한동안 정말 재미있게 즐겼다. 새로운 분들과 인연이 닿아 서로 소소한 일상을 공유할 수 있는 점이 코로나 시국을 지나는데 버팀목이 되었다.

평소라면 만날 수 없는 분과 대화하며 그들의 생각과 고민을 들어볼 수 있는 것도 좋았다. 관심분야인 AI와 메타버스에 대하여 각 분야 전문가의 견해를 들어보며 생각을 정리해볼 수 있던 건 지적으로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네이버 리더에게 코딩 면접 받아보기처럼 경험하기 힘든 기회를 가져보는 것도 좋았다.

커리어

전직

지난 2019년~2020년은 커리어에 대해 탐색하는 시기로 두었다. 게임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벗어나 다른 업계에 가보기도 하고 다른 직종으로 일해보기도 했다.

그에 대한 결론으로 올해는 프로그래머로 전직하는 것을 고려했다. 개발 자체는 원래 즐거웠는데, 풀타임 실무하는 것도 즐겁다는 것을 커리어 탐색 기간에 확인하였고, 이론을 공부하는 것도 즐겁다는 것을 방통대 수업 들으며 확인할 수 있었다. 취향과 적성에 모두 맞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직은 내려놓기로 했다. 채용 사이트를 모니터링해보며 개발자가 모자라다는 것은 단지 경력직이 모자라다는 것을 의미함을 확인했기 때문. 신입 개발자 공급이 수요보다 넘치는 채용시장에 처우를 크게 깎는 것을 감내하면서까지 진입하고 싶지는 않았다.

방통대

방통대 컴퓨터과학과에 편입학했다. 프로그래머로의 전직을 고려한 것이기도 하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내가 하는 일에는 전공 지식이 있으면 좋은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그간 업무 과정에서 부분부분 알게 되던 것을 체계적으로 아는 계기가 되어 공부가 즐거웠다. 언어 수업은 동적 언어만 쓰던 내가 정적 언어를 써보는 계기가 되기도 하고, 각 언어 별 설계 철학을 생각해볼 수 있었던 점이 좋았다. 특히 C++ 수업은 언리얼 프로젝트의 코드 읽는데 즉시 도움이 되었다.

모든 과목을 전공으로 채우며 2학기 동안 핵심 과목들은 모두 수강했다. 내년부터는 통계 과목을 가득 채워 들으려고 한다.

업무

업무는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 3가지 기준으로 나누어 생각해볼 수 있다.

  • 잘하는 것 : 시스템 설계, 데이터 설계 및 분석, UX
  • 좋아하는 것 : 기획적으로 도전적인 일을 기술을 더하여 달성하는 것
  • 하고 싶은 것 : 관심 분야(AI, 메타버스)의 일, 주니어 성장시키기

이런 기준으로 보았을 때 회사 업무는 전혀 만족스럽지 못하다. 잘하는 것은 제대로 하기 어려운 환경이고, 기획적으로 풀어야할 문제는 많지만 기술을 더하여 해결할 법한 문제는 없고, 주니어 TO가 없으니 주니어를 성장시킬 기회도 없다. 팀장이 되면서 매니지먼트에 대하여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실무에 치여 매니지먼트는 하지도 못했다.

한 해 동안 회사에서 필요한 일은 충실히 했지만, 그 결과물에 내적 동기를 만족시키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점이 아쉽다. 이런 경우 토이 프로젝트로 갈증을 많이들 채우지만, 야근에 치여 불가능했고 그 야근에 대한 보상도 포괄임금제에서는 없으니 불만족이 배가 된다.

내년에는 이런 상황을 개선해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